한국에 연구개발센터 세우기로…네이버ㆍ다음 긴장 속에 추이 지켜 봐
1850년대에 백화점이라는 새로운 유통 방식이 출현했을 때 사람들은 지금처럼 유행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옷을 비롯한 잡화와 휴대폰·벽걸이형 TV를 포함한 온갖 종류의 물건을 한 건물에서 다양한 회사 제품을 비교하면서 구매하는 방식은 문화가 됐다. 이제는 꼭 물건을 구입하지 않아도 백화점에 가는 일이 낯설지 않다. 고객이 매장에서 물건을 찾았는데 그제야 회사에 전화를 하고 알아보는 백화점은 없다. TV 홈쇼핑조차 상품을 관리하는 창고를 갖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즉시 배송을 시작한다.
인 터넷 검색에서 일반인이 갖는 오해가 바로 이런 점이다. 가령 사용자가 검색창에 ‘자동차 경주’라는 단어를 넣은 뒤 검색된 화면이 열리는 사이 컴퓨터가 열심히 전 세계의 웹사이트를 뒤져서 검색 내용을 보여준다는 식으로 오해를 한다. 오해가 클수록 놀람도 더해진다. 아무리 인터넷이라도 그런 일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인터넷 검색 역시 백화점처럼 사용자가 필요한 물품에 해당하는 웹사이트의 자료를 자신의 서버에 미리 옮겨 놓는다. 그 수많은 자료를 인간이 일일이 옮길 수는 없는 법. 프로그램화 된 컴퓨터가 웹사이트를 있는 대로 찾아서 웹사이트가 어떤 컴퓨터 언어로 만들어졌는지를 분해하고 필요한 자료를 긁어 온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웹로봇이라 부른다. 물론 ‘우주소년 아톰’ 같은 인간형 로봇은 아니다.
인 터넷 검색회사는 웹로봇이 예전에 찾아 저장한 자료에서 사용자가 검색한 단어에 맞는 자료를 신속하게 찾아서 화면에 보여 준다. 물론 인터넷 검색회사가 저장한 원래의 웹사이트도 사용자가 클릭하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가끔 검색 결과에 연결된 웹페이지는 열리지 않는데 ‘저장된 페이지’를 누르면 내용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10월 10일 구글(Google)이 한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향후 2년간 1000만달러(약 96억원)를 투자해서 한국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백화점으로 치면 세계 최고의 백화점이 한국에 온다는 얘기다. 이미 한국어 서비스를 2004년 시작했지만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기존의 국내 강자인 네이버·다음 ‘백화점’이 긴장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전 세계에서 이미 80억개의 웹페이지를 자사 서버에 옮겨 놓았다. 백화점과 비교해 본다면 사용자가 어떤 백화점을 방문할지 명확하다. 물론 양이 전부는 아니다. 필요할 때 즉시 이용할 수 없으면 양이 많은 것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인터넷 검색회사는 전 세계에서 만드는 수많은 웹사이트를 찾아서 내용을 연구하고 분해해서 도서관처럼 재배열해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가 검색을 할 때 즉각 보여 줄 수 있다. 구글의 강점은 바로 이런 자료 관리(DB·DataBase)에 있다. 새로 만들어진 수많은 웹사이트를 구글의 웹로봇이 지금도 긁어 온다. 그러면 그때마다 새로운 자료 배치가 필요하다. 도서관의 서가를 다시 배치하는 일보다 어렵다. 그렇게 처음부터 최근 들어온 자료까지 한 번 훑고 지나가는 데 “구글이 전 세계 어떤 업체보다 7배는 빠르다”는 것이 검색 전문가 장병규(33)씨의 설명이다.
구 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DB 연구실 동료였다. 사실 검색의 본질은 바로 DB에 있다. 따라서 모든 검색업체가 DB에 몰두하고 있다. 돈만 있으면 최고의 컴퓨터는 어떤 검색업체든지 살 수 있으니 결국 구글은 소프트웨어에 독창적인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 된다. 장병규씨의 설명에 따르면 구글은 향후 기상 예측이나 유체역학 등 수퍼컴퓨터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구글은 이미 DNA 컴퓨터를 비롯한 수퍼컴퓨터 분야에 뛰어 들었다.
이처럼 막강한 능력을 갖춘 구글이 한국의 인터넷 검색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함으로써 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덧글